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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위로 떠올랐다. 아이들이 몸을 돌려 뛰었다. 나도 중학교 때까지는 축구 열심히 했지. 초등학교 때는 거의 매일 했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정말 좋아하기는 했다. 그래도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데. 내가 이상한 건가?

새로운 계획이 생겼나 봐요.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준비 잘 하세요. 다음 주에는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글씨를 참 잘 써요. 꼭 여자가 쓴 거 같아요!

다 지우자. 나는 메시지를 지웠다.

오늘이 월요일이니까.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삼 일밖에 안 됐는데. 되게 오래 된 거 같다. 주말이 껴서 그런가.

그 발소리. 진짜 떨렸는데.

저는 당신이 좋습니다.

"너도 참." 내가 웃었다. "멋있다, 씨."

잘 살겠지. 나중에. 나중에 기회가 되면.

아니다. 그냥 안 만나는 게 좋겠다.

참 좋았는데. 참 즐거웠다.

제비가 남쪽으로 날아가는 이유.

내가 웃음소리를 냈다. 내가 한숨을 쉬었다.

"어? 뭐예요?" 준영이가 다가왔다.

"끝났어?" 내가 물었다.

"왜 오셨어요?" 준영이가 물었다.

"그냥. 심심해서." 내가 대답했다.

"잠깐만요. 가방." 준영이가 뛰어갔다. 나는 일어서서 바지를 털었다.

기분은 괜찮아 보이네.

"가요." 준영이가 말했다.

"응." 나는 운동장에 내려섰다.

"선생님. 근데 그만두세요?" 준영이가 물었다.

"아니." 나는 앞으로 걸었다.

"어? 엄마가 그랬는데." 준영이가 내 옆으로 왔다.

"아니야. 안 그만둬." 내가 말했다. 준영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다음 달에는 같이 못 해. 다른 선생님이 오실 거야." 내가 말했다.

"왜요?" 준영이가 물었다.

"다음 달에는 논술 수업 해야 돼서." 내가 대답했다.

"논술 수업이요? 선생님 논술도 가르치세요?" 준영이가 물었다.

"그렇게 됐네." 내가 대답했다.

"오." 준영이가 말했다. 내가 웃었다.

"논술 재미있어요?" 준영이가 물었다.

"왜." 나는 준영이를 쳐다보았다. "너도 하게?"

"아니요." 준영이가 고개를 흔들었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 재미있다는 사람도 있고. 재미없다는 사람도 있고. 글 쓰는 거 좋아해?" 내가 물었다.

"아니요." 준영이가 대답했다.

"뭐 써 본 적은 있어?" 내가 물었다.

"논술이요?" 준영이가 물었다.

"아무거나. 많잖아. 독후감이라든지. 일기라든지." 내가 대답했다.

"별로 없는 거 같은데." 준영이가 대답했다.

"그럼 한번 해 보는 것도 괜찮은데. 꼭 하라는 건 아니고. 나중에 필요할 수도 있으니까. 대학 갈 때. 또 혹시 알아? 글쓰기에 소질이 있을지. 그래서 나중에 작가가 되는 거지. 소설가." 내가 말했다.

"그런 일은 없을 거 같은데요." 준영이가 말했다.

"야. 그건 모르는 거야." 내가 말했다.

"작가는 진짜 아닌 거 같은데요." 준영이가 말했다.

"아니면 말고." 내가 말했다.

"그러면 다음 달만이에요? 그 다음 달에는요? 다시 선생님이 오시는 거예요?" 준영이가 물었다.

"글쎄. 그건 모르겠는데. 어떻게 될지. 다시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고." 내가 말했다.

"아. 이 선생님은 안 좋은데." 준영이가 말했다.

"왜?" 내가 물었다.

"숙제를 너무 많이 내요. 그리고 냄새 나요." 준영이가 대답했다.

소설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