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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가 내려온다. 오. 사. 삼. 이. 일. 문이 열렸다. 사람들이 걸어 나왔다. 나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체육관은 구 층에 있었다.

"몇 층이야?" 어머니가 물었다.

"구 층이요." 나는 버튼을 눌렀다. 문이 닫혔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였다.

"한 달에 얼마라고?" 어머니가 물었다.

"십만 원이었던 거 같은데." 내가 대답했다.

"너무 비싸." 어머니가 말했다.

"보통 그 정도 해요." 내가 말했다.

"사물함 쓰는 것도 돈 내야 되잖아." 어머니가 말했다.

"돈 내야죠, 그럼." 내가 말했다. 어머니가 고개를 저었다.

"일단 해 보세요." 내가 말했다.

문이 열렸다. 나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사람들이 걸어 다녔다. 데스크가 있었다.

"사람 별로 없네. 이 시간에 오면 되겠다." 어머니가 말했다. 나는 데스크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여자가 말했다. 직원이다.

"새로 등록하려고 하는데요." 나는 데스크 앞에 섰다.

"아. 그러세요? 그런데 담당 선생님이 아직 안 나오셔서요. 조금 기다리셔야 할 것 같은데." 직원이 웃었다.

"언제 오시는데요?" 내가 물었다.

"두 시에 나오세요." 직원이 대답했다.

"지금 몇 시죠?" 내가 물었다.

"지금이." 직원이 고개를 숙였다. "한 시 사십 분이요."

"그럼 이십 분이나 기다려야 되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어머니가 걸어왔다.

"그러면 제가 담당 선생님께 전화를 드려 볼게요." 직원이 말했다.

"네." 내가 말했다.

"왜?" 어머니가 물었다.

"조금 기다려야 된대요. 담당자가 안 나와서." 내가 대답했다.

"등록만 하는 건데 왜. 아가씨가 해 주면 안 돼요?" 어머니가 웃었다.

"제가 할 수가 없어요." 직원이 웃었다.

"그래서 얼마나 기다려야 되는데요?" 어머니가 물었다.

"두 시에 나온다는데. 이십 분 기다려야 돼요." 내가 대답했다.

"이십 분이나 기다려야 돼?" 어머니가 말했다.

"온 김에 하고 가요." 나는 직원을 쳐다보았다. "기다릴게요."

"네. 그럼 제가 선생님께 전화 드려 볼게요. 저쪽에 앉아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직원이 말했다. 나는 탁자 쪽으로 움직였다.

"확실한 거지? 운동하면 배 안 아픈 거지?" 어머니가 물었다.

"걷는 게 장에 좋은 건 확실해요." 내가 대답했다.

"나는 네 말 듣고 하는 거야." 어머니가 말했다.

"그리고 어쨌든 운동하면 건강에 좋잖아요." 내가 말했다.

"운동 해야지. 하루에 삼십 분을 하더라도." 어머니가 말했다.

"딱 삼 개월만 해 보세요." 내가 말했다.

"매일은 못 하고." 어머니가 말했다.

"매일 할 필요 없어요." 내가 말했다. 직원이 걸어왔다.

"못 해. 힘들어서." 어머니가 말했다.

"선생님 지금 바로 오신대요. 오 분 정도만 기다리시면 될 것 같아요." 직원이 말했다.

"네."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직원이 몸을 돌려 걸어갔다.

"그러면. 학원은 어떻게 할 거야?" 어머니가 물었다.

"일단 다녀야죠. 할 것도 없는데." 내가 대답했다.

"말씀 드렸어?" 어머니가 물었다.

"아니요. 내일 가서 말할 거예요." 내가 대답했다.

"야. 벌써 다른 사람 구했으면 어떡하냐." 어머니가 말했다.

"안 된다고 하면 어쩔 수 없고요. 근데 조금 민망하네." 내가 말했다.

"그냥 생각이 바뀌었다고 그래. 대학원 안 가기로 했다고." 어머니가 웃었다.

소설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