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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관문이 열렸다. 나는 자전거에서 내렸다. 준영이가 나를 쳐다보았다.

"안녕하세요." 준영이가 말했다.

"오늘 일찍 왔네." 내가 말했다.

"네." 준영이가 옆으로 비켜섰다.

"웬일이야. 들어가. 내가 닫을게." 내가 말했다. 준영이가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나는 현관문을 닫고 신발을 벗었다.

"오늘은 시합 없었어?" 내가 물었다.

"네? 아니요." 준영이가 고개를 저었다. 준영이 어머니가 걸어왔다.

"선생님 오셨어요?" 준영이 어머니가 말했다.

"안녕하세요." 내가 말했다. 준영이가 방으로 들어갔다.

"팔은 좀 괜찮으세요? 어? 파마하셨네?" 준영이 어머니가 웃었다.

"네." 내가 말했다.

"훨씬 어려 보여요." 준영이 어머니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내가 웃었다.

"뭐 드실래요? 커피? 아니면 녹차?" 준영이 어머니가 물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내가 말했다.

"커피?" 준영이 어머니가 물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은데." 내가 말했다.

"녹차?" 준영이 어머니가 웃었다.

"네. 그럼 녹차 마실게요." 내가 대답했다.

"맞다. 커피 안 드신다고 그랬는데. 들어가 계세요. 지금 물 끓이고 있어요." 준영이 어머니가 말했다.

  준영이가 책상에 엎드렸다. 나는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 의자에 앉았다.

"오늘은 누가 이겼어?" 내가 물었다.

"몰라요." 준영이가 말했다.

"하다가 온 거야?" 내가 물었다.

"아니요." 준영이가 고개를 저었다.

"일어나 봐. 피곤해?" 내가 물었다. 준영이가 몸을 일으켰다.

"엄마가 학교 끝나고 바로 오라고 해서요." 준영이가 말했다.

"저번에 늦게 왔다고 엄마한테 혼났구나?" 나는 점퍼를 벗었다.

"칠 반 애들 잘 하는데. 잠깐만요." 준영이가 휴대폰을 두드렸다.

"그래서 수업 끝나자마자 바로 집에 온 거야?" 내가 물었다.

"네." 준영이가 대답했다.

"착하네." 내가 말했다.

"아, 졌다." 준영이가 말했다.

"너네 반이 졌어?" 내가 물었다.

"삼 대 일로요." 준영이가 대답했다.

"삼 대 일. 네가 있었으면 이겼을 텐데. 그지?" 내가 말했다.

"칠 반 애들이 원래 잘하긴 하는데. 그래도 세 골은 안 먹죠. 아, 종민이도 오늘 빠졌네. 우리 반이 공격은 잘 하거든요. 근데 수비가 약해요." 준영이가 말했다.

"그래. 수비가 중요하지." 내가 말했다.

"애들이 다 공격만 하고 싶어해서. 수비수가 없어요." 준영이가 말했다. 발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고 준영이 어머니가 들어왔다.

"준영, 뭐 해? 선생님 오셨는데. 책 펴야지. 휴대폰 집어넣고. 어서." 준영이 어머니가 책상 위에 찻잔을 내려놓았다. "선생님. 그럼 잘 부탁 드려요."

"네. 감사합니다." 내가 말했다. 준영이 어머니가 방을 나갔다.

"어머니 오늘 회사 안 가셨네?" 내가 물었다.

"갔다가 오셨어요." 준영이가 대답했다.

"아, 잠깐만." 나는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

식사시간은 피해야 되니까, 여덟 시쯤이 좋겠다. 스터디가 여섯 시에 끝나지. 집에 들릴 시간은 없겠네. 저녁은 학교 근처에서 먹고. 아니면 여기 와서 먹어도 되고. 아주머니 토요일에도 나오시는지 모르겠다.

"선생님? 뭐 필요하세요?" 준영이 어머니가 물었다.

"아, 어머님. 하나 여쭤볼 게 있는데. 저번 주에 준영이 수업 빠졌잖아요." 내가 말했다.

소설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