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생이 자주 오는 식당이라고 했다. 근데 손님이 한 명도 없네. 점심 시간이 지나서 그런가. 여자가 걸어왔다. 주인이다.
"왔어?" 주인이 탁자에 접시를 내려놓았다. 접시에는 계란 두 개가 담겨 있었다. 삶은 계란이다.
"네. 철수씨." 이 선생이 나를 쳐다보았다. "여기 사장님."
"안녕하세요." 나는 고개를 숙였다.
"어서 와요." 사장이 웃었다.
"두 개 주세요." 이 선생이 말했다.
"두 개." 사장이 주방으로 들어갔다. 이 선생이 컵에 물을 따랐다.
"매일 여기서 드시는 거예요?" 내가 물었다.
"거의 그래요. 먹어요." 이 선생이 계란을 내 앞에 내려놓았다.
"네." 나는 계란을 집었다. 계란은 차가웠다.
"중학생은 가르쳐 본 적 없어요?" 이 선생이 물었다.
"네. 없는데." 내가 대답했다. 이 선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몇 시에 끝나는 거예요?" 내가 물었다.
"밤 열 시요." 이 선생이 대답했다.
"늦게 끝나네요." 내가 말했다.
"늦게 시작하니까요." 이 선생이 말했다.
수업은 네 시부터 시작이다. 네 시부터 열 시까지. 여섯 시간이네.
"그럼 저녁은 어떻게 하세요?" 내가 물었다.
"이동하면서 간단히 먹을 때도 있고. 보통 집에 가서 먹어요." 이 선생이 대답했다.
"수업 다 끝나고요?" 내가 물었다.
"네. 집에 가면 열 시 반쯤 돼요. 보통 그때 먹어요." 이 선생이 대답했다.
"열 시 반. 그리고 몇 시에 주무시는데요?" 내가 물었다.
"한 시? 두 시? 그 사이에." 이 선생이 대답했다.
"네." 내가 말했다.
"철수씨는 어디 살아요? 여기서 멀어요?" 이 선생이 물었다.
"지하철 타고 딱 한 시간 걸렸어요." 내가 대답했다.
"머네." 이 선생이 말했다.
"여기 얼마나 다니셨어요?" 내가 물었다.
"어. 올해로 팔 년?" 이 선생이 대답했다.
"오래 하셨네요." 내가 말했다.
"하다 보니까." 이 선생이 웃었다.
"그." 내가 웃었다. "요즘 애들 말 안 듣는다고 하던데."
"말을 안 듣는다기 보다는. 뭐라고 하지? 조금. 이따가 직접 만나 보세요." 이 선생이 말했다.
"네."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착해요." 이 선생이 말했다.
사장이 탁자 위에 접시를 내려놓았다. 이 선생이 내게 숟가락과 젓가락을 주었다.
"감사합니다." 내가 말했다.
"많이 먹어요. 부족하면 더 달라고 해요." 사장이 의자에 앉았다.
"네." 내가 말했다.
"근데 처음 보는 분이네." 사장이 말했다.
"아, 맞다." 이 선생이 웃었다. "새로 오신 선생님이에요."
"어려 보이는데. 몇 살이에요?" 사장이 물었다.
"스물아홉이요." 내가 대답했다.
"애기네." 사장이 웃었다. 내가 웃었다.
"에이. 애기는 아니죠." 이 선생이 말했다.
"손 하얀 거 봐." 사장이 말했다. 나는 손바닥을 뒤집었다.
"철수씨 주식 해요?" 이 선생이 숟가락을 입에 넣었다.
"아니요." 내가 대답했다.
"왜요? 주변에 주식 하는 친구들 없어요?" 이 선생이 물었다.
"하는 애들도 있기는 한데." 나는 젓가락을 움직였다.
"철수씨는 관심 없어요?" 이 선생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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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General Fiction- 본문 중에서 "네. 어. 제 인생관은 이렇습니다. 어차피 결과는 알 수 없다. 그러니까 적어도 결정은 내가 하자." 내가 대답했다. "끝이에요? 조금만 더 길게." 면접관이 웃었다. "네." 내가 웃었다. "그." "시간 신경 쓸 필요 없어요. 편하게 해요, 편하게." 부사장이 말했다. "진로를 결정하는 게 참 어렵습니다. 요즘 들어 그걸 느낍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뭘 해야 하는 건지. 누구는 이걸 하는 게 좋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