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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 드립니다. 김철수님은 최종면접 대상자입니다. 면접 일정과 장소를 확인하여 주십시오.

수요일이네. 오전 열 시. 잠깐만. 그러면 어떡하지? 거기서 학원까지 한 시간 정도 걸리고. 수업이 네 시부터니까. 세 시. 두 시 반. 충분하구나.

나는 침대에 누웠다. 결과가 빨리 나왔네. 은석이도 붙었나. 물어볼까?

은석아. 나 철수. 자냐? 면접 결과 나왔네. 다음 주 수요일에 보자.

아니다. 나는 휴대폰을 닫았다. 붙었으면 오겠지. 발소리가 들렸다. 나는 눈을 감았다.

"철수야. 자니?" 어머니의 목소리였다.

"네." 내가 말했다. 문이 열렸다.

"김철수. 불 끄고 자야지." 어머니가 말했다.

"아직 안 자요." 나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지금 몇 시야. 빨리 자. 내일 또 출근해야 되잖아. 어서." 어머니가 말했다.

"할 거 있어요. 가서 주무세요." 나는 기지개를 켰다.

"저녁은 먹었어?" 어머니가 창문을 향해 걸어갔다. "밤에는 커튼을 쳐. 바람 들어오니까."

"답답해요. 그냥 놔두세요. 이따가 칠게요." 나는 의자에 앉았다.

"아, 속 쓰려. 진짜 왜 이러지. 김철수. 그만하고 자. 낮에 해, 낮에. 응? 빨리. 벌써 한 시 넘었어." 어머니가 말했다.

"아, 그거 붙었어요." 내가 말했다.

"뭐?" 어머니가 물었다.

"면접이요. 저번에 봤던 거." 내가 대답했다.

"아, 붙었어?" 어머니가 침대에 걸터앉았다.

"네. 이제 한 번 더 남았어요." 내가 대답했다.

"그건 언젠데?" 어머니가 물었다.

"다음 주 수요일이요." 내가 대답했다.

"수요일? 너 학원 가야 되잖아." 어머니가 말했다.

"오전 열 시니까, 끝나고 가면 돼요. 어차피 수업은 네 시부터잖아요." 내가 말했다.

"그렇게 해도 돼?" 어머니가 물었다.

"미리 말씀 드리면 될 거예요." 내가 말했다

"그래. 그날 집에 중요한 일이 있어서 늦는다고 그래." 어머니가 말했다.

"중요한 일 뭐요." 내가 말했다.

"그 학원은 휴가 없니?" 어머니가 말했다.

"벌써 이번 달까지만 한다고 말씀 드렸어요. 그냥 면접 보러 간다고 하면 돼요." 내가 말했다.

"야. 그걸 벌써 말하면 어떡해. 결과가 어떻게 될 지도 모르는데. 만약에 안 되면 어떻게 하려고." 어머니가 말했다.

"어차피 학교도 다음 달부터 나가야 돼요." 내가 말했다.

"네가 학교를 왜 가?" 어머니가 물었다.

"대학원이요." 내가 대답했다.

"김철수. 너 정말 대학원 갈 거야?" 어머니가 물었다. 내가 웃었다.

"응? 갈 거야?" 어머니가 물었다.

"도대체 몇 번을 물어보는 거예요." 내가 말했다.

"생각해 보겠다며. 그래서 결론이 뭔데. 어디로 갈 거야? 회사로 갈 거지?" 어머니가 물었다.

"붙어야 가죠." 내가 말했다.

"붙으면 갈 거야?" 어머니가 물었다.

"생각 중이에요." 내가 말했다.

"아직도 생각 중이면 어떡해. 빨리 결정해야지." 어머니가 말했다.

"붙는 쪽이요." 내가 대답했다.

"둘 다 붙으면?" 어머니가 물었다.

"그러면 진짜 좋겠는데." 내가 말했다.

"그럴 수도 있지." 어머니가 말했다.

"조금만 더 생각해 볼게요. 아직 시간 있어요." 내가 말했다.

"김철수. 하나만 물어보자. 왜 대학원에 가려는 건데?" 어머니가 물었다.

"그거 벌써 물어보지 않았어요?" 내가 말했다.

소설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