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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가운데의 의자가 비었다. 내 자리다. 조교가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의자를 향해 걸었다.

"앉아서 잠시만 기다리세요." 조교가 말했다.

"네." 나는 의자에 앉았다.

"저도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남자가 말했다. 오십이 번이다.

"네. 빨리 다녀오세요." 조교가 말했다. 남자가 의자에서 일어나 걸어갔다.

문이 열리고 여자가 걸어 나왔다. 여자는 손에 종이를 들고 있었다.

"들어가요?" 조교가 물었다.

"아니. 오 분 뒤에. 이분은 어디 가셨어?" 여자가 의자를 가리켰다.

"화장실이요. 근데 교수님들 식사는 어떻게 하신대요?" 조교가 물었다.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걸로 사오라고 하시는데." 여자가 대답했다.

"김밥 사올까요?" 조교가 물었다.

"그래. 김밥."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면 샌드위치?" 조교가 물었다.

"샌드위치도 괜찮은데." 여자가 대답했다.

"그럼 뭐 사 와요?" 조교가 물었다.

"너는 뭐 먹고 싶은데?" 여자가 웃었다.

"저요? 저는 둘 다 먹고 싶습니다." 조교가 웃었다.

"그래? 그럼 둘 다 사 와." 여자가 말했다.

"몇 개 사야 되죠?" 조교가 물었다.

"어. 열 개씩 사면 될 거 같은데." 여자가 대답했다.

"김밥 열 개, 샌드위치 열 개요?" 조교가 물었다.

"응. 물도 사오고." 여자가 대답했다.

"카드 주셨어요?" 조교가 물었다.

"여기." 여자가 조교에게 카드를 건넸다. "혼자 못 들잖아. 밑에 몇 명 있지?"

"세 명이요. 성준이 데리고 갈게요." 조교가 대답했다.

"그래. 지금 가." 여자가 말했다.

"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조교가 말했다.

"수고해." 여자가 말했다. 조교가 걸어갔다.

"오 분 뒤에 면접 시작할게요.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여자가 말했다.

"네." 내가 말했다.

"누나." 남자가 말했다. 오십사 번이다.

"어? 종민이." 여자가 말했다.

"잘 지내셨어요?" 오십사 번이 말했다.

"오랜만이다. 이번에 졸업하는 거야?" 여자가 물었다.

"아니요. 벌써 졸업했어요. 올해 이 월에." 오십사 번이 대답했다.

"그랬어? 그럼 그동안 뭐 했어?" 여자가 물었다.

"회사 다녔어요." 오십사 번이 대답했다.

"아."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회사 그만두고 대학원 오려고?"

"네." 오십사 번이 대답했다.

"요즘 취업하기 힘들잖아." 여자가 웃었다.

"저도 고민 많이 했는데요. 아무래도 공부를 더 해야 될 것 같아요." 오십사 번이 말했다.

"연구실은?" 여자가 물었다.

"최영문 교수님 연구실로 들어가려고요." 오십사 번이 대답했다.

"어? 영선이도 거기 있는데." 여자가 말했다.

"네. 알아요." 오십사 번이 말했다.

"앞으로 자주 보겠네." 여자가 말했다.

"김 교수님 연구실도 사 층이죠?" 오십사 번이 물었다.

"응. 사 층. 바로 옆이잖아." 여자가 대답했다. 오십이 번이 걸어왔다.

"오셨네. 잠시만요." 여자가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오십이 번이 의자에 앉았다.

문이 열렸다. 여자가 문을 잡고 섰다.

"여러분. 들어오세요. 면접 시작하겠습니다." 여자가 말했다. 나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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