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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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에스컬레이터 앞에 줄을 섰다. 토요일이라서. 나는 계단을 올랐다. 저 위에 출구가 있다.


컴컴하네. 사람 많다. 여기는 여전하구나. 얘는 아직 안 왔나. 나는 휴대폰을 열었다. 일곱 시 지났는데.


"철수 형?" 남자 목소리였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재영이었다.


"형 여기서 뭐 하세요?" 재영이가 웃었다.


"어?" 내가 웃었다. "오랜만이네."


"여기 서서 뭐 하세요?" 재영이가 물었다.


"아. 친구 기다려. 집에 가는 거야?" 내가 물었다.


"아니요. 친구들하고 밥 먹으러 가려고요." 재영이가 대답했다.


"아직 졸업 안 했네." 내가 말했다.


"네. 이번에 졸업해요." 재영이가 대답했다.


"졸업연구는? 잘 돼가?" 내가 물었다.


"네. 거의 다 끝났어요." 재영이가 대답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형 지금 뭐 하세요? 회사 다니세요?" 재영이가 물었다.


"아니. 아직. 잘 안 되네." 내가 대답했다.


"왜요?" 재영이가 물었다.


"모르겠는데." 내가 고개를 흔들었다.


"어디 지원하셨는데요?" 재영이가 물었다.


"여기 저기 다 썼는데. 뭐, 되겠지. 너는 졸업하고 뭐 할 거야?" 내가 물었다.


"저 대학원 가려고요." 재영이가 대답했다.


"그래? 대학원 가게?"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형도 그냥 대학원으로 오세요." 재영이가 웃었다.


"그럴까?" 내가 웃었다.


"네. 같이 해요." 재영이가 말했다.


"너 어느 연구실로 들어갈 건데?" 내가 물었다.


"이 교수님 연구실이요." 재영이가 대답했다.


"나 거기서 졸업연구 했는데." 내가 말했다.


"아, 형 거기서 졸업연구 하셨어요? 연구실 분위기 어때요? 아." 재영이가 뒤를 돌아보았다.


"친구들 기다리는 거 아니야?" 내가 물었다.


"네. 형. 죄송해요. 저 가 볼게요. 다음에 또 봬요." 재영이가 말했다.


"그래. 또 보자." 나는 손을 흔들었다. 재영이가 몸을 돌려 걸어갔다.


나는 휴대폰을 열었다. 그리고 경환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경환이의 목소리였다.


"어디야." 내가 물었다.


"나 다 왔는데. 너는?" 경환이가 물었다.


소설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