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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 철수씨 일찍 왔네." 원장이 웃었다.

"원장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내가 말했다.

"뭔데?" 원장이 물었다.

"그." 내가 웃었다.

"왜. 무슨 일 있어?" 원장이 물었다.

"네." 내가 대답했다.

"들어와 봐." 원장이 걸어갔다.

원장실이다. 나는 문을 닫았다.

"앉아." 원장이 말했다.

"네." 나는 소파에 앉았다.

"무슨 일인데?" 원장이 코트를 벗어 옷걸이에 걸었다.

"그, 대학원 떨어졌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어? 안 됐어?" 원장이 걸어왔다.

"네." 내가 웃었다.

"왜?" 원장이 소파에 앉았다.

"저도 잘." 내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원장이 물었다.

"그래서." 내가 눈을 돌렸다. "음."

"다시 지원하면 되잖아." 원장이 말했다.

"네. 그래도 되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말했다.

"뭘 몰라?" 원장이 물었다.

"다시 생각을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대학원 가는 거에 대해서." 내가 대답했다.

"그래?" 원장이 의자에 기댔다.

"그래서. 그." 내가 한숨을 쉬었다.

"그럼 일단 계속 나와. 응? 혹시 다른 계획 있어?" 원장이 물었다.

"아니요. 없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그럼 여기 나와. 집에 있으면 뭐해." 원장이 웃었다.

"네." 내가 웃었다.

"그래. 그렇게 해." 원장이 말했다.

"네."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러면. 그 논술 수업 있잖아. 철수씨가 해 줘." 원장이 말했다.

"그거 이 선생님이 하시잖아요." 내가 말했다.

"내가 봤을 때는 철수씨가 하는 게 더 나을 거 같아. 응? 알았지?" 원장이 물었다.

"논술은 한 번도 가르쳐 본 적이 없어서." 내가 말했다.

"저번에 말했잖아. 그냥 글쓰기 연습만 시키면 된다고. 할 수 있어. 일단 해 봐. 해 봤는데 도저히 아니다 싶으면 그때 다른 사람을 구하든지 하면 되니까.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원장이 말했다.

"네." 내가 말했다.

"그리고 수업이 많지 않으니까. 일찍 퇴근하면 좋잖아." 원장이 말했다.

"네." 내가 말했다.

"일 월부터 시작할 건데. 이 선생한테 한번 물어봐. 혹시 자료 준비해 놓은 거 있는지." 원장이 말했다.

"네." 내가 말했다.

"아. 거기 청소를 한 번 더 해야 되는데." 원장이 말했다.

"제가 하겠습니다." 내가 말했다.

"그럴래? 혼자 할 수 있어?" 원장이 물었다.

"네." 내가 대답했다.

"아, 저번에도 혼자 했었나?" 원장이 물었다.

"아니요. 저번에는 이 선생님이랑." 내가 대답했다.

"그럼 이번에도 이 선생이랑 같이 가. 내가 말해 놓을 테니까." 원장이 말했다.

"네." 나는 말했다.

"철수씨. 너무 기죽지 말고. 잘될 때도 있고 잘 안 될 때도 있는 거지 뭐. 안 그래?" 원장이 말했다.

"네. 그렇습니다."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씩씩하게. 응?" 원장이 말했다.

"네." 내가 웃었다.

"그럼 다 된 거지?" 원장이 물었다.

"네." 나는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럼."

"응. 수고해요." 원장이 말했다. 나는 문 쪽으로 움직였다.

"아, 철수씨. 잠깐만." 원장이 말했다. 나는 돌아섰다.

"나 계좌번호 좀 알려 줘." 원장이 휴대폰을 두드렸다.

"계좌번호요?" 내가 물었다.

"응. 월급 받아야지." 원장이 대답했다.

"아. 월급." 내가 말했다. 원장이 나를 쳐다보았다.

"계좌번호를 모르는데." 내가 말했다.

"그러면 나중에 문자로 보내." 원장이 말했다.

"네. 문자로 보내 드릴게요." 내가 말했다.

"그래." 원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문자로 보내도 되나? 내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래?" 원장이 물었다.

"아닙니다. 그럼 나가 보겠습니다." 내가 고개를 숙였다.

"응. 수고해." 원장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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