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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이 열렸다. 이제 내 차례다. 십일 번이 밖으로 나왔다. 직원이 문을 닫았다.

"잘하셨어요?" 직원이 물었다.

"모르겠어요." 십일 번이 웃었다. "생각 못 했던 질문들이 너무 많아서. 대답을 하긴 했는데, 뭐라고 했는지 기억이 안 나요."

"수고하셨어요. 대기실로 돌아가서 대기해 주세요." 직원이 말했다.

"네." 십일 번이 걸어갔다.

"다음은 십이 번, 김철수씨." 직원이 말했다.

"네." 나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바로 들어갈게요." 직원이 말했다 .

"네." 내가 말했다. 직원이 문을 두드렸다.

"의자에 앉기 전에 인사하시고요. 잘하세요." 직원이 손잡이를 돌렸다. 문이 열렸다.

면접관들이 나를 쳐다보았다. 세 명이었다. 나는 의자 앞에 섰다.

"어서 오세요." 왼쪽의 면접관이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나는 허리를 굽혔다. "처음 뵙겠습니다. 김철수라고 합니다."

"네. 편히 앉으세요." 왼쪽의 면접관이 말했다.

"네." 나는 의자에 앉았다.

"철수씨. 만나서 반가워요." 가운데의 면접관이 말했다.

"네. 반갑습니다." 내가 말했다.

"아침은 먹고 왔죠?" 왼쪽의 면접관이 물었다.

"네. 먹고 왔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팔은 어쩌다 그랬어요?" 가운데의 면접관이 물었다.

"길에서 미끄러졌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많이 다쳤어요?" 가운데의 면접관이 물었다.

"손목이 부러졌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아이고. 아팠겠다." 가운데의 면접관이 말했다.

"이제 괜찮습니다." 내가 말했다.

"여기 보니까 집이 조금 머네요. 여기까지 뭐 타고 오셨어요?" 왼쪽의 면접관이 물었다.

"지하철 타고 왔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집에서 여기까지 얼마나 걸려요?" 왼쪽의 면접관이 물었다.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한 시간." 왼쪽의 면접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내가 말했다.

"지하철 역에서 여기까지는 걸어왔나요?" 오른쪽의 면접관이 물었다.

"네. 걸어왔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한 시간이면 꽤 긴데. 오면서 무슨 생각을 했나요?" 왼쪽의 면접관이 물었다.

"오면서." 내가 눈을 깜박였다.

"네. 무슨 생각했어요? 괜찮아요. 편하게 말해 봐요. 아직 면접 시작한 거 아니니까. 긴장 좀 풀어주려고 그러는 거예요." 왼쪽의 면접관이 말했다.

"어. 오는 길에 출근하는 사람들을 봤습니다. 저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그래요. 열심히 해서 꼭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왼쪽의 면접관이 말했다.

"네. 감사합니다." 내가 말했다.

"면접 방식은 저번이랑 같아요. 저희가 질문을 하고 철수씨가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거예요. 저번 면접에서는 전공지식에 대한 질문들이 많았죠? 오늘은 철수씨가 저희 회사의 구성원이 되기에 적합한지를 볼 거예요. 철수씨 생각을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그래야 저희가 제대로 판단을 할 수 있으니까요." 가운데의 면접관이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내가 말했다.

"어차피 정답은 없으니까요." 가운데 면접관이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김철수씨. 저희 회사가 어떤 인재를 찾고 있죠? 혹시 알고 계신가요?" 오른쪽의 면접관이 물었다.

"도전적이고, 책임감 있고, 소통하는 사람입니다." 내가 대답했다.

소설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