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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씨가 가만히 섰다. 뭐 하는 거지? 아. 휴대폰. 나는 해원씨를 향해 걸었다. 발소리가 났다.


"뭐 해요?" 내가 말했다. 해원씨가 고개를 돌렸다.


"운동 안 해요?" 내가 말했다.


"어?" 해원씨가 손을 흔들었다. "오늘 교회 안 갔어요?"


"아침에 갔다 왔어요." 내가 대답했다.


"오늘은 왜 아침에 갔어요?" 해원씨가 물었다.


"오후에는 너무 졸려서요. 이제부터 아침에 가려고요." 내가 대답했다.


"아침에 더 졸리지 않아요?" 해원씨가 물었다.


"아니요. 괜찮던데요." 내가 대답했다. 해원씨가 웃었다.


"촬영 시작했어요?" 내가 물었다.


"네. 이번 주에 너무 바빴어요." 해원씨가 대답했다.


"바쁜 게 좋죠." 내가 말했다.


"아, 지난 주요. 네. 그렇긴 한데. 할 게 너무 많은 거예요. 저 기타도 배워야 돼요." 해원씨가 말했다.


"기타는 왜요?" 내가 물었다.


"제 맡은 배역이 그래요. 그, 카페나 술집에서 노래 부르는 사람 있잖아요." 해원씨가 대답했다.


"응? 저번에는 종업원이라고 그랬잖아요." 내가 말했다.


"바뀌었어요." 해원씨가 말했다.


"갑자기요?" 내가 웃었다.


"아. 그 얘기는 하지도 마요. 머리 아파요." 해원씨가 말했다.


"근데 기타를 진짜로 쳐야 돼요? 치는 흉내만 내면 되잖아요. 어차피 녹음한 거 틀 텐데." 내가 물었다.


"네. 감독님도 흉내만 내면 된다고 하셨는데. 뭘 알아야 흉내라도 내죠. 기타는 만져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흉내를 내요." 해원씨가 말했다.


"그냥 이렇게." 나는 손가락을 움직였다.


"이상하잖아요." 해원씨가 웃었다.


"그리고 오른손은 이렇게." 나는 손을 움직였다.


"이상해요." 해원씨가 말했다.


"맞잖아요." 내가 말했다.


"안 돼요. 제대로 해야 돼요." 해원씨가 말했다.


"그러면, 뭐. 학원 다니게요?" 내가 물었다.


"일단 혼자 해 보려고요. 친구가 기타 빌려 줬거든요. 어제 하루 종일 연습했잖아요. 봐요. 여기 다 까졌어요." 해원씨가 손을 내밀었다. "엄청 쓰라려요."


"나중에는 괜찮아져요." 내가 말했다.


"철수씨 기타 칠 줄 알아요?" 해원씨가 물었다.


"네. 예전에 잠깐 배웠어요." 내가 대답했다.


"잘 쳐요?" 해원씨가 물었다.


소설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