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태형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갑자기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뜨겁고 짠 눈물방울이 내 피부 위로 떨어졌다.
나는 놀라서 눈을 떴다. 태형의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는 흐느끼며 몸을 떨고 있었다.
그 순간, 경찰 사이렌 소리가 공기를 가르며 울려 퍼졌다. 창밖에서 붉고 푸른 불빛이 번쩍였다.
문이 부서질 듯 열리며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그중 한 명, 내가 전화했던 경찰, 석진이 나에게 달려왔다.
석진: 스칼렛, 괜찮아요?
그의 목소리는 낮고 절박했다. 나는 멍한 상태로 고개를 끄덕였다.
태형은 여전히 울고 있었다. 경찰들은 그를 땅바닥에 눕히려 했다.
석진은 태형을 보며 몸을 긴장시켰다. 훈련받은 암살자인 태형을 경계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태형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경찰들이 태형을 데려가며, 그가 마지막으로 나를 향해 미소 지었다. 그 미소는 마치 내 영혼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나는 온몸에 전율을 느끼며 그의 시선을 마주했다. 석진은 내 어깨에 손을 올려주었다.
석진: 여기서 나갑시다.
그의 목소리는 단호하고 명령조였다. 경찰이 태형을 끌고 가는 모습을 보며 왠지 모를 불안감이 밀려왔다. 그의 얼굴에 스치던 그 미소가 마치 유령처럼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석진은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내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그는 특히 아픈 부위를 건드릴 때마다 내가 움찔하자 바로 사과하며 손길을 조정했다.
밖으로 나왔을 때, 수갑이 채워진 채 끌려가는 태형이 보였다. 그는 내게 시선을 고정한 채, 섬뜩한 눈빛으로 두 마디를 입 모양으로 전했다.
태형: 다시 올 거야.
석진이 나를 바라보며 팔을 단단히 감쌌다. 그는 나를 구급차 쪽으로 이끌며 말했다.
석진: 넌 이제 안전해.
그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지만, 나는 여전히 불안함을 떨칠 수 없었다.
석진: 그가 다시 널 해치지 못할 거야.
하지만 태형을 다시 바라본 순간, 그 미소가 또다시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마치 유령처럼.
구급차에 도착하자, 석진은 나를 조심스럽게 들여보내며 들것 위에 눕혔다. 구급대원들이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하자 통증이 밀려왔고, 나는 몸을 움츠렸다.
석진: 괜찮을 거야.
그의 목소리는 단호하고도 다정했다.
석진: 버텨야 해, 알겠지?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태형의 말이 계속해서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다시 올 거야."
그의 눈빛은 섬뜩하게 빛나고 있었다.
나는 이제 조심해야만 했다. 태형보다 한 발 앞서 있어야만 했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들것에 누운 채로, 나는 여전히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구급차 문이 닫히고, 우리는 사이렌을 울리며 빠르게 거리를 달리기 시작했다. 피로가 밀려오면서 눈이 감겼다.
하지만 잠들기 직전까지도, 태형이 어딘가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을 것만 같았다. 그가 다시 나를 노릴 기회를 엿보고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준비해야 했다. 반드시 태형보다 한 발 앞서 있어야만 했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태형은 나에게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고, 나는 다시는 예전의 내가 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구급차가 어둠 속을 달리며 나는 문득 생각했다.
나는 과연 태형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아니면 결국 그에게 잡히게 될까?
시간만이 그 답을 알려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태형이 내게 남긴 공포는 절대 잊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내 삶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나는 결코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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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끔찍한 밤.
Horror사람들이 고통 속에서 신음하며 자비를 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다 갑자기 그가 내 근처에서 말했다. "들리나? 내 희생자들의 속삭임이. 그들은 해방을 애원하고 있지." 나는 뒷걸음질 치다가 단단한 가슴에 등을 부딪쳤다. 그 순간 온몸이 얼어붙었다. 그가 손을 천천히 내 몸을 따라 내려가자,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리고 이제 그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이 드나? 그것은 곧 다가올 죽음의 손길이지." 그가 내 귓가에 속삭였다...
34. 피로 물든 밤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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