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장: (스칼렛의 시점)
깊이 숨을 들이쉬고 달리기 시작한 순간, 갑자기 머리카락이 뒤에서 잡히는 통증이 엄습했다. 나는 바닥으로 거칠게 내던져졌고, 차가운 돌바닥에 손바닥이 긁혔다. 필사적으로 일어서려 했지만, 무거운 무언가가 나를 짓눌렀다.
고개를 들어 보니 태형의 얼굴이 바로 위에 있었다. 그의 눈은 분노와 슬픔이 뒤섞인 채 이글거리고 있었다. 그는 내 목에 칼을 들이댔고, 칼날은 희미한 새벽빛에 반짝였다.
태형: 도망치려 하지 말았어야 했어.
그가 낮게 속삭이며 내 피부에 뜨거운 숨결을 내뱉었다.
태형: 그냥 나랑 게임을 계속했으면 됐잖아.
나는 말을 하려 했지만 목이 막혀 나오지 않았다. 태형의 손이 내 머리카락을 더욱 세게 쥐었고, 그와 함께 더 큰 고통이 밀려왔다.
태형: 인정해야겠어, 스칼렛.
그의 목소리는 낮고 거칠게 울렸다.
태형: 널 죽이는 건 나도 아플 거야. 넌 내게 처음으로 진짜 감정을 느끼게 해준 사람이니까. 하지만 이제 게임은 끝내야 해.
그의 말이 머릿속을 파고들며 온몸이 공포로 얼어붙었다. 태형은 나를 죽이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난 그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태형: 하지만 한 가지 말할 게 있어.
그의 눈빛이 슬픔과 갈망으로 반짝였다.
태형: 널 사랑한다고 말했었지, 스칼렛. 처음엔 그냥 장난이었어. 하지만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될수록 내 감정이 진짜라는 걸 깨달았어. 난 너에게 빠져들었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이 사랑하게 됐어.
충격이 몰려왔다. 태형이 나를 사랑했다고? 그런데 왜 여전히 날 죽이려 하는 걸까? 난 그를 절대 믿을 수 없었다.
태형: 이해가 안 될 거 알아.
그는 마치 내 마음을 읽은 듯 말했다.
태형: 하지만 난 괴물이야, 스칼렛. 난 킬러로 길러졌고, 멈추는 법을 몰라. 하지만 적어도 이건 알아줬으면 해. 미안해. 너에게 했던 모든 짓이 미안하고, 이렇게 끝나야 하는 게 미안해.
태형의 말을 들으며 설명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왔다. 난 결코 내 암살자를 동정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지만, 그의 눈을 들여다보는 순간, 내 생각이 흔들렸다.
그의 눈엔 깊은 슬픔이 서려 있었다. 상실과 갈망이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태형은 단순한 괴물이 아니라, 선과 악을 모두 품고 있는 복잡한 인간이었다.
태형: 미안해, 스칼렛.
그가 다시 속삭였다.
태형: 이렇게 끝나야 해서 정말 미안해.
그의 손이 더욱 거세게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칼이 목에 더 가까워졌다. 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운명을 받아들이듯 고요함이 나를 감쌌다.
죽음이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태형의 눈 속에서 무언가를 보았다. 희망의 조각 같은 것이었다.
칼이 피부를 스치며 날카로운 고통이 밀려왔다. 따뜻한 피가 천천히 목을 타고 흘러내렸다. 하지만 난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누워, 눈을 감은 채 이 모든 것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YOU ARE READING
미소: 끔찍한 밤.
Horror사람들이 고통 속에서 신음하며 자비를 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다 갑자기 그가 내 근처에서 말했다. "들리나? 내 희생자들의 속삭임이. 그들은 해방을 애원하고 있지." 나는 뒷걸음질 치다가 단단한 가슴에 등을 부딪쳤다. 그 순간 온몸이 얼어붙었다. 그가 손을 천천히 내 몸을 따라 내려가자,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리고 이제 그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이 드나? 그것은 곧 다가올 죽음의 손길이지." 그가 내 귓가에 속삭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