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날, 너가 나에게로 왔다.
첫 만남, 그날 난 너와 친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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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너는 참 해맑았다.
"여기서 뭐해?"
담벼락 앞에 서있던 나에게, 넌 말을 걸어왔다.
"...그냥"
"생각하고 있었어.""뭐를-?"
"그냥, 이것저것"
계속 말을 걸어오는 너가 귀찮았다.
그리고 궁금했다.
넌 누굴까."못보던 얼굴인데."
"넌 누구야?""난 전정국."
"오늘 이사왔어."전정국.
넌 나에게."저~기, 파란지붕 집으로."
"언제 한번 놀러와."넌 나에게, 햇살이었다.
"...그래"
"내 초대 받아준거야!?"
"그럼-우리 이제 친구하는거야-!""어."
어두웠던 그늘 아래에.
너라는 존재는
나에게 빛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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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하게 반복되는 아침.
난 오늘도 눈을 떳다.<띵-!>
메세지가 왔다.
너였다.[정국: 안녕? 일어났어-?]
[정국: 혹시 지금 일어났으면, 학교 같이 갈래?]고민하는 사이, 난 이미 답장을 보냈다.
[태형: 그래.]
무의식적인 의지였다.
그만큼, 나는 너에게 마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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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아,여기!"어제 그 담벼락 앞에서, 너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너가 내 이름을 부를때, 내 이름은 밝아졌다.
빛이 내려오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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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이후, 우리는 점차 친해졌다.
함께 등교를 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함께 하교를 하고.그사이 너는 점점 나에게 스며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온전히 학생들 이었고,
학업을 중요시 해야하는 나에게는
너에게 내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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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나는,
너라는 존재는.나에게 유일한 해방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