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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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이 화려한 제복을 입은 남자에게 매달리고 있었다.

''오! 황태자님 어째서 저를 버리시나요?저를 사랑하신 것이 아니었나요?"

그녀는 여리고 떨린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여인의 모습은 처참했다. 은빛색인 머리카락들은 헝크러지다 못해 뭉쳤고..그녀를 아름답게 했었을 연보라색 드레스는 여러군데 찢어져 있었다. 무엇보다도 가녀린 팔에는 피멍이 들어있었다.
이런 모습에도..그녀가 '황태자'라고 불린 남자는 눈도 깜빡하지 않았다..그는 오히려 얼굴을 마구 찡그렸다.

"어디 더러운 계집년이 제국의 귀하신 몸. 황태자에게 달라붙어?!"

그리고는 그녀를 발로 차버렸다.
그녀의 약한 몸은 곶장 벽에 부딪쳤다. 그녀가 아무리 피를 토하며 괴로워 해도..황태자는 매정하게 돌아섰다. 그녀는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걸 다 버렸지만..돌아오는건
사랑이 아니라 괴로움,고독함,고통

신도 그녀를 버린것만 같았다. 그녀는 천천히 눈을 감았고..더이상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나버렸다.

                              *****

눈을 뜨자 보이는 건 암흑뿐..엄청난 고통과 추위에도 몸은 움직일 수 없었다.
난 내가 죽었다는 실감밖에 안났다..

난 왜 죽었지?

그래 난 황태자에게서 버림받았지..난 그를  사랑했지만..날 사랑하긴 했나? 한번이라도?
아니지 그는 날 갖고 놀았어..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같이..

그런데 나는 왜..

그를 사랑했을까?

그가 원하는데로 놔두었을까?

왜 나는 왜?!!!

다시 살아나게 되면..난 아무도 사랑하지 않을거야..믿지 않을거라고..
어느새 내 마음은 절망과 후회로 가득 찼다.
그런데..후회하면 뭐해..이미 끝났는걸..시간을 돌릴 순 없어..

그때 한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좋아! 네 마음이 내 마음에 쏙 드는걸~? 증오,절망,후회로 가득 찬 네 마음 말이야."

'누구?'

난 물어보고 싶었지만..내 입은 도통 떨어지질 않았다..그 목소리는 다시 들려왔다.

"내가 그대에게 자비를 베풀어 한번의 기회를 더 줄게 원래는 운명대로 놔두어야 하지만 말이야..그 대신 언젠간 내가 그대를 찾아갔을때..그대는 내가 원하는걸 내줘야 될 때가 올거야.."

꼬여버린 운명 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