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지랄맞고도 지랄맞아 들켜버린 현실

211 8 12
                                    






"안녕, 몇살이야"

가뜩이나 시끄럽고 오늘따라 마음에 안드는 음악소리에 짜증이 나는데 치근덕 대는 이 오징어 같은 새끼 때문에 곱배기로 늘어났다.

"오징어한테는 관심없어 꺼져"

바텐터 바로 앞에 앉아 있던 난 자리에서 일어나 스테이지를 가로 질러갔다. 삼년째 아저씨 한테 안들키고 WH 클럽에 밤마다 출석체크를 하고 있다. 그 덕에 지금은 잘나가는 단골이 이다. 처음 왔었을땐 혼자 어색해 하면서 바에 앉아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헐... 쟤 나비다 나비!!"

"대박 팜프파탈 나비? 오늘 운 겁나 좋은데?"

수군거리는 남자들, 아니꼬운 시선으로 날 보는 여자들, 뭐 이젠 익숙하다.

이 비싼 그리고 물 좋은 클럽은 연예인 뿐만 아니라 철없는 부모님 돈으로 돈지랄들을 하고 다니는 제벌 2세들이 자주 오는 클럽이였다. 이 클럽은 한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바로 가면을 쓰고 있어야 한다는 점, 내가 나비라고 불리는 이유가 바로 이 하얀색 나비 가면 때문이다.

"빙고"

목표물 발견. 씨익 웃으면서 하늘색 넥타이를 메고 있는 남자에게 접근 했다. 남자들 꼬시는건 참 쉬운 일이다. 몸매가 좋으면 남자들은 좋다며 침 질질 흘리면서 바라보니까.

그래서 내 장점은 타고난 유전자와 아저씨에게 배운 스킬?

"안녕~"

"허헉!! 나- 나비?"

노래 리듬에 맞춰 살랑 살랑 몸을 옆에서 움직이다가 슬쩍 몸을 붙치면서 귓가에다가...

"나랑 좀 깊은 대화나 할까?"

GAME OVER.

내 말에 내 손을 잡으면서 스테이지를 나간다.
모든 남자들의 부러움을 사면서 말이다.

"화장실로 가게? 뭐야, 매너 없게"

가면 뒤로 피식 하고 웃는게 들린다. 그러더니 날 이끌고 아무도 없는 자기 동료들과 잡은 룸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순식간에 남자가 내 입술을 덮친다.

젠장, 이 새끼 이거 담배 피나보네, 구역질나게.

한 삼초간 입술을 맞대다가 그대로 남자에 목을 처 기절 시켰다. 이것도 아저씨에게 배운 기술, 자고로 여자는 자기 몸 하나 지킬수 있어야 해 라고 나에게 말하면서 가르쳐 줬다.

쓰러진 남자를 소파 위에 내동댕이 치고 저 남자의 향수를 풀풀 풍기는 정장 마이를 뒤적 거렸다.
그리고 주머니 안쪽에 있는...

"찾았다."

회사원증.

"아- 뭐야? 경비원이였어?"

그래 어쩐지, 덩치도 크고 몸이 단단하더라...

젠장 허탕 쳤네.

회사원 증을 다시 있던 주머니에 쑤써넣고 그대로 룸을 나왔다.

오늘도 허탕쳤으니 집으로 가야지...



[BGM 주세요]


시끄러운 클럽을 나와 그대로 목욕탕으로 향했다. 지금 이대로 남자 향수와 술냄새 풀풀 나는채 가면 아저씨가 적어도 한달은 가두어 놓으니까.

"후..."

빨리 몸을 씻고 바나나 우유 하나 손에 들고 목욕탕을 나왔다.

이 짓을 도대체 언제까지 해야 하는걸까?

아저씨에게 미안한데...

늑대와 인간의 사이의 틈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